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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생활 속 재미있는 한자어 8(紅一點)

by Suyeon79 2023.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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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미있는 한자어
생활 속 재미있는 한자어

紅一點(홍일점)

홍일점은 '푸른 잎 가운데 피어 있는 붉은 꽃 한 송이, 많은 남자 사이에 끼어 있는 한 사람의 여자'를 뜻합니다. 왜 이런 뜻이 되었을까요? 

중국 송나라 휘종 황제는 뛰어난 화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궁정의 화가들에게 유명한 시 구절을 제목으로 제시하고 그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그림 대회도 자주 열었습니다. 어느날 휘종 황제는 궁중 화가들에게 다음과 같은 시 구절을 제목으로 주고 그림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嫩綠枝頭紅一點, 動人春色不須多
여린 초록 가지 끝에 붉은 빛 한 점, 설레는 봄빛은 굳이 많을 것이 없네

대부분의 화가들은 초록빛으로 풀과 나무를 그리고 그 위에 한 송이 붉은 꽃을 그려 넣어 시의 본래 의미에 매우 충실한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화가의 그림은 좀 달랐습니다. 그는 연두빛 버드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정자에서 한 아름다운 여인이 난간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의 그림 어디에도 붉은 빛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화가는 아름다운 여인을 '홍일점'으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홍일점'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많은 남자들 사이 한 명의 여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붉다' 라는 의미를 가진 한자

紅(붉을 홍)  赤(붉을 적)   丹(붉을 단)   朱(붉을 주)   絳(진홍 강)

紅이 가장 옅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짙어져서 가장 붉은 색은 絳입니다. 절이나 궁궐을 온갖 화려한 색깔로 장식하는 것을 단청(丹靑)이라고 합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온갖 색의 대표색으로 일컬은 것입니다. '단순호치(丹脣皓齒)'는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뜻합니다. 경제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적자, 흑자'라는 용어도 색과 관련이 있습니다. '적자(赤字)'는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경우 경고의 표시로 붉은 색으로 쓴 글자, '흑자(黑字)'는 다시 수입이 많아져서 검은색 글씨로 바꿔썼다는 뜻입니다. 

가끔 빨간색 펜으로 자신의 이름 쓰기를 꺼리는 사람들을 봅니다.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는 미신이 그들의 사고에 자리잡은 것인데요. 오히려 빨간색은 생명과 관계가 있습니다. 빨간색은 태양을 의미하며 어둠을 물리치고 빛을 가져다 주는 색입니다. 그래서 귀신을 쫓는 의미로 부적을 빨간색으로 썼으며 동지에 먹는 팥죽도 그 붉은 빛으로 상서롭지 않은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장의 인주(印朱)도 같은 의미로 빨간색으로 쓰는 것입니다. 

근거없는 미신을 맹신하기 보다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내 내면의 힘을 길러가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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