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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이야기

생활 속 재미있는 한자어 1 (시치미, 物色, 斟酌)

by Suyeon79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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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물색, 짐작

한자는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날마다 무심코 쓰는 말을 살펴보면 뜻밖에 많은 한자어를 만나게 된다. 원래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지만 점점 성어가 되어 본래의 뜻이 잊힌 말도 있고 유래를 알고 나면 훨씬 가깝게 다가오는 말도 있다. 자주 쓰면서도 의미도 모르고 쓰는 말도 있고 아예 다른 의미로 잘못 이해하고 쓰는 말도 적지 않다. 이렇게 자주 쓰면서도 본래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던 생활 속의 재미있는 한자어를 살펴보며 한자의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사냥매의 꼬리표, 시치미

매사냥은 아주 오래전부터 널리 행해져 왔다. 고구려 고분 벽화 속에도 매사냥 장면이 나온다. 매는 새끼 때 산에서 잡아 와 길들이며 사냥매는 사냥 도중에 달아나 다른 이의 집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 때를 대비해 매의 주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리지 위한 표식을 매달았다. 다리에는 방울을 달고 꽁지에는 화려한 장식을 다는데 시치미란 이때 매의 꽁지에 다는 장식을 말한다.  원래의 의미는 차츰 사람들에게 잊히고 지금에 와서는 '시치미를 뗀다'는 숙어로 많이 쓰인다. 이것은 어떤 일을 해 놓고도 마치 안 한 것처럼 딱 잡아떼는 행위를 나타낸다.

 

신랑감 물색(物色)

물색은 한자어이다. 한자의 뜻대로 풀이하면 '물건의 색깔'일 듯하나 본래 의미는 옛날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에서 나왔다. 한 수레를 끄는 네 마리 말의 빛깔을 같아야 한다. 각양각색의 말 네 마리가 수레를 끈다면 영 보기에 흉할 것이다. 색깔도 색깔이지만 네 마리 말은 힘도 비슷해야 한다. 그래서 수레를 모는 사람은 빛깔도 같고 힘도 비슷한 네 마리 말을 찾아야 한다. 이때 빛깔이 같은 말을 '색마(色馬)', 힘이 비슷한 말을 '물마(物馬)'라고 했다. 오늘날 '물색'은 '많은 것 중에서 꼭 알맞은 물건 또는 사람을 고른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짐작(斟酌)을 잘해야

짐작은 대개 어림으로 따져 헤아려 본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술을 따르는 행동에서 나왔다. '짐(斟)'은 술잔에 넘치지 않게 따르는 것을 말하고 '작(酌)'은 흘러넘치도록 많이 따르는 것을 말한다. 가장 좋은 것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도록 알맞게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일을 할 때 되풀이하고 꼼꼼히 살펴 알맞은 것을 골라 결정하는 것을 '짐작'이라고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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